범죄수사학 태동과 발전, 정립 그리고 특성

범죄수사학은 무엇인가?

범죄수사학(Criminalistics)은 기존 수사관의 경험 또는 주관적 판단에 의해 진행되는 기소 전 단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를 넘어 범죄수사가 달성하려는 목적에 알맞은 방법들을재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응용학문 또는 과학성과 체계성을 갖춘 독자적인 학문의 분야이다.

범죄수사학은 범죄수사 추후 발생하게 될 범죄를 예방하고 그 대응전략을 모색 또는발전시키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관

범죄수사학의 태동

서구에서 범죄수사학의 지위는 19세기 중반까지도 법관의 조사방법을 체계화하기 위한지침서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나1886년 폰 리스츠(Von Listz)가 '범죄수사학'이라는 용어를처음 사용한 계기로 범죄수사학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시작되었다. 리스츠는 범죄수사가 단순히 형사 실무의 한 영역에서 시작하였으나 점점 과학적 접근을 사용하는경험적 사실학에 배경을 두고 급속도로발전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를 근거로 범죄수사에 관한 학문을 범죄수사학으로 명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 범죄수사학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학문에 대한 가능성은 제기할 수 있었으나당시 학자들이 범죄학을 '범죄행위이론', '범죄투쟁론', '범죄수사학'으로 분류함으로써범죄수사학을 독자적인 학문의 영역으로까지는 올리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적하였다.

 

비교적 최근까지 범죄수사학의 독자성을 부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범죄수사학의 주된 연구가 과거부터 범죄학과 법의학의 한 분야로 여겨졌던 관점들을쉽게 극복할 수 없었던 점이다.

둘째, 범죄수사학은 연구대상, 이론적 연구방법 및 서숭방식 등에서 범죄학과 다른새로운 체계를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셋째, 만약 범죄수사학에 학문적 독자성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실무적으로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들은 범죄수사학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없는 큰 제약으로 작용해왔다.

범죄수사학의 발전

그러나 최근 디지털 포렌식, 혈흔형태분석, 법생물학 등 다양한 연구분야가 범죄수사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범죄수사기법'에 대한 연구를 주 대상으로 한다는 특징적인 점은 범죄원인, 현상, 범죄자의 성격에 대한 주 연구 주제인 범죄학과는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범죄수사학에 대한 기존의 비판적인 견해들은 점차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범죄수사학의 정립

범죄수사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학문적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학자는 오스트리아의 한스 그로스(Hans Gross, 1847~1915)였다.

한스 그로스는 "범죄수사학의 연구대상은 범죄사건의 실제현상이며, 범죄수사학은 이러한 개별사건을 분석함으로써일반화를 이끌어 내는 학문"으로 정의함으로써 그의 저서에서 화학물리학, 광물학, 동물학, 인류학, 지문 분야에서 수사관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하였다.

 

한스 그로스의 범죄수사학을 '비사법적 형사학'의 한 분야로 분류하고 범죄학과 양립하는 고유한 이론적 체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범죄수사학이 왜 다른 비사법적 형사학과 구분되는 독자성을 가져야 하는지에대한 이론적인 기준을 분명하게 제시하지는 못 하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스 그로스가 제시했던 혀사학 분류표 비판을 가했던 학자들은 사법적 형사학을 법률학으로 별도 분류하고, 형사학을 범죄학, 범죄수사학 그리고 양자 간의 교류연구를 주로 다시 편성하였다.

이를 통해 범죄수사학을 실체적 진실발견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일반화함으로써 학문으로서의 독자적 이론체계를 부여하고 노력하였다. 또한 범죄수사학이 범죄학과 겹치는 영역이 존재하나, 이 부분을 연구교류영역으로 여기며 다른 학문 영역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학문 영역을 이끌어 내고자 하였다.  

 

범죄수사학의 특성

범죄수사학은 사실규명을 위한 과학적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독자적 영역을 가지고있다는 강점이 있다.

범죄수사학은 연구 대상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화학, 생물학 등 수없이 많은 학문적 영역이얽혀있는 복합적이며 응용적인 학문이다. 또한 그 연구방법을 살펴보면 각각의 사건의 범죄혐의를 증명하는 과정 속에서 추리방법과 증거를 조사하고 평가하여 일반적인 법칙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학문들과 구별된다.

 

따라서 범죄수사학은 다른 학문영역과 구분되는 고유 영역과 실체적 진실발견에 접근하는 과정 자체를 설명하는 방법론을 가짐으로써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독자성을 확보한다고 할 수 있다.

 

범죄수사학은 하나의 학문으로서 독자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 대상에 있어서 많은 상당 부분이 형사법의 영역이기도 하며, 범죄학, 범죄심리학, 의학 등 다른 학문 영역이 복학접으로 적용되는 학문이라고 말했었다.

 

이 중에서 범죄수사학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학문영역은 범죄학과 형사법이다.

 

범죄학은 범죄 현상, 형태, 원인을 연구하며 개인과 사회생활에 범죄가 미치는 의미와 형사적 제재 수단의 작용 및 효과 등을 검토하는 학문으로서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과 마찬가지로 경험적 사실학으로 범죄수사학의 영역을 생성에 기반을 제공하였다.

 

형사법은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사제재를 법률 화한 총체로서 실체법인 형법과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형사법은 범죄의  개념과 한계를 규정함과 동시에 범죄 발견을 위해 용인되는기본권침해 및 그 범위에 대한 한계를 마련하였다. 

 

위 두 학문이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되는 이유는 '범죄수사'라는 연결책을 통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경험과학인 범죄학을 근본으로 하여 형사법이 정하는 범죄를 그 영역으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수사학은 형사법을 통해 규정된 한계 내에서 범죄행위와 범죄자를 규명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수사학은 여러 학문분야의 지식과 방법론을 수용하고, 이를 통합하여 범죄수사에 접목하려는 개방적인 속성으로 새로운 질적 가치를 생상하며 오늘날 범죄수사학에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